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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국민*인 힐링프로젝트 - 삼봉정사 편

날짜 2013.10.07 조회수 14842

 

해리포터에는 비밀의 방이 있고 나니아 연대기에는 옷장 속 숨겨진 세계가 있다. 그리고 국민대학교에도 숨겨진 공간이 있다? 어릴 적, 만화영화의 주인공을 따라 비밀 요새를 만들어 본 적, 나중에 커서는 나만의 비밀 정원이 달린 집을 갖겠노라고 다짐한 적이 있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숨겨진 나만의 공간에서 희열을 느낀다. 국민대학교에도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장소가 있다. 그 곳은 나무가 울창하고 개울물이 졸졸 흐르며 지저귀는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린다. 공부가 잘 되지 않을 때, 시끄러운 과방, 자동차 소리에 질렸을 때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국민대학교의 비밀 정원. 성곡 도서관 뒤에 가려진 작은 절 삼봉정사로 가보자. 



▲삼봉정사 가는 길

삼봉정사는 성곡 도서관의 뒤편에 위치하고 있다. 성곡 도서관의 우측 계단으로 내려가면 도서관 매점의 출입구가 나온다. 흐르는 개울을 따라 쳐져 있는 나무 울타리를 따라가면 삼봉정사의 플랜카드가 반갑게 맞이한다. 플랜카드 아래의 오솔길을 따라 걷다보면 동화에 나올 법한 조용하고 울창한 숲으로 들어서는데 그 길의 끝에 삼봉정사가 자리 잡고 있다. 성곡 도서관에서 5분 정도 거리지만 가는 중간 중간의 삼봉정사의 이정표가 제대로 가고 있음을 알려준다.

 



▲삼봉정사

삼봉정사의 역사는 100년 이상 되었다. 국민대학교가 1971년에 북악캠퍼스로 이전하였으니 절이 더 오래된 셈이다. 초기의 국민대학교는 북악관 주변 정도의 규모로 캠퍼스가 작아 절과 떨어져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학교가 점차 증축을 해 지금과 같이 학교 안에 절이 있는 모양이 된 것이다. 학교가 먼저인가 절이 먼저인가에 대한 취재 도중 증축공사의 훈훈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다. 공사 초기, 증축 때문에 통행이 불편하게 된 삼봉정사와 캠퍼스를 넓혀야 하는 학교 사이에 마찰이 있었다. 법적 분쟁이 일어날 수도 있는 민감한 문제이다. 하지만 학교란 학생들이 지식과 교양을 쌓는 공적인 장소이기 때문에 삼봉정사 측에서 이해해주었다. 이에 국민대 측에서도 별도의 통로를 마련해주기로 약속해 서로 배려하여 캠퍼스가 완공될 수 있었다고 한다.

 



▲산신각과 호랑이

법당의 왼쪽 돌계단을 올라가면 산신각으로 이어진다. 산신각은 산신을 모시는 전각으로서 본래 불교에는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산이 많은 지형 때문에 예부터 산신을 숭배하는 신앙이 있었는데 이 토속 신앙이 불교와 융합해 한국 불교의 특별한 문화로 자리 잡았다. 산신각 앞의 호랑이 석상도 마찬가지다. 설화 속에서 호랑이는 산신의 사자 혹은 산신 그자체로서 인간의 효행을 돕는 조력자나 악인에 대한 심판자 등의 모습으로 자주 등장해왔다. 호랑이 석상도 우리나라의 민간신앙에서 비롯된 문화이다.

 



▲주변 사진

법당 처마 밑에 달린 물고기 종은 ‘풍경’이라 일컫는다. 바람에 의해 울리는 풍경은 수행자로 하여금 나태함을 깨우는 역할을 한다. 물고기 모양의 장식은 물고기가 잠을 잘 때 눈을 감지 않듯 수행자는 잠을 줄이고 언제나 깨어 있어야 함을 뜻하는데, 시험기간 꺼지지 않는 열람실의 국민*인의 모습과 닮았다. 삼봉정사 곳곳의 문구가 새겨진 바위는 학업에 지친 국민*인들의 마음을 다잡아주려는 듯하다.

 



▲소음 비교 (좌측부터 삼봉정사, 용두리 앞, 정문 앞 버스정류장에서 측정)

또 삼봉정사에서는 시각적 정신적 힐링뿐만 아니라 청각적 힐링도 할 수 있다. 대화소리, 운동장에서 공차는 소리, 누군가가 시킨 짜장면 배달하는 오토바이 소리. 국민대학교 어디서든 소음을 피할 수가 없었다. 시끄러운 내부순환로를 벗어나 학교 내부로 들어서도 60dB의 소음이 난다. 하지만 삼봉정사는 마치 별개의 공간인양 소음 없는 청정 지역을 표방하고 있다. 지친 심신을 위로하기에 안성맞춤!

 


<삼봉정사 주지 법성스님과의 인터뷰>


Q. 학생들이 절을 많이 찾아 오는 편인가요?

미술과 학생들이 찾아와 그림을 그리고 간 적도 있고 교수님과 함께 견학도 많이 오는 편입니다. 국민대 학생들은 밝고 명랑해서 만날 때마다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림을 그리러 온 학생이 즉석에서 초상화를 선물해주어 아직도 간직하고 있습니다.(웃음) 석가탄신일에 찾아와 절밥을 먹고 가는 학생도 있었고 국민대 불교 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법문을 읽기도 합니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수님들도 자주 오십니다. 프랑스에서 오신 외국인 교수님이 자주 찾아  오기도 했습니다. 주로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을 이용해 학생들과 교수님들이 들러 쉬곤 합니다.

 

Q. 국민대학교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불교는 우리나라 역사 80%를 차지하는 우리 문화와 밀접한 종교입니다. 우리의 역사를 알아야 불교 또한 이해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우리 문화를 도외시하는 젊은 세대들과 그들의 역사의식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고 자부심을 가져야 국가적으로도 발전할 수 있습니다. 현대는 문화컨텐츠의 시대입니다. 컴퓨터를 만들더라도 단순히 만드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우리의 문화를 담아야 세계적으로도 독보적인 위치에 오를 수 있는 것입니다. 불교라는 종교가 아니더라도 젊은 세대들이 우리의 것을 보존하는데 관심을 쏟길 바랍니다. 그리고 ‘국민’대학교라는 이름에 걸맞게 국민대학교 학생들이 역사의식 계몽에 앞장섰으면 좋겠습니다.

 


학교 앞 내부 순환로를 달리는 시끄러운 자동차소리에 파묻혀, 자동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을 맡으며, 일제히 줄 맞춰 달리는 자동차들의 우리네 인생같은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답답함이 솟구친다. 고요 속의 나뭇잎 스치는 소리, 싱그러운 나무 냄새, 마음을 닦을 수 있는 힐링 장소가 학교 뒤에 있다. 삼봉정사는 조용하고 아늑한 쉼터,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기회, 역사의식을 고양할 수 있는 문화까지 담긴 힐링의 장소로 더할 나위 없는 공간이다. 열람실에서 공부하다가 머리가 지끈할 때, 가볍게 산책하고 싶을 때면 언제든 우리만의 비밀 쉼터로 달려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