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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발로 수십차례 벙커 모래 다져…‘합리적인 정도’ 넘어선 규칙위반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날짜 2022.08.11 조회수 155

 

■ 최우열의 네버 업 네버 인 - 박결의 벙커샷 논란

 

그린벙커 상단에 박힌 공

 

스탠스 라이 개선 2벌타

 

우승경쟁 벌이다 무너져

 

무리하게 샷하기보다는

 

언플레이어블 선언 유리

 

지난달 강원 평창의 버치힐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맥콜·모나파크 오픈 마지막 3라운드 챔피언조에서 우승 경쟁을 벌이던 박결(26)이 벙커샷 규칙 위반으로 한 홀에서 무려 9타를 남겼다.

 

그런데 이후 규칙 위반 여부를 두고 골프팬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있었다. 발단은 박결이 15번 홀(파4)에서 친 세 번째 샷이 그만 그린 앞 높은 벙커 상단에 깊이 박히면서부터다. 다행히 공 윗부분이 살짝 보였지만, 문제는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든 벙커의 가파른 경사였다. 공을 치기 위해 여러 차례 양발을 디디는 과정에서 발아래 모래는 계속해서 흘러내렸다. 가까스로 여섯 번 만에 공을 그린에 올린 박결은 트리플보기를 기록했다.

 

현장에 있던 경기위원은 박결이 벙커에서 스탠스를 취하는 과정에서 모래를 무너트리며 라이를 개선했다고 2벌타를 추가로 부여했다. 중심을 잡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나온 행동이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라이를 바꿨다고 본 것이다.

 

골프 규칙에서는 ‘코스는 있는 그대로 플레이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자신의 다음 샷에 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개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합리적인 정도’로 모래나 흩어진 흙을 발로 비비듯이 밟고서는 것을 포함해 견고하게 스탠스를 취하는 행동은 예외로 둔다. 그러나 당시 2분 넘게 양발을 수십 차례 번갈아 디디면서 바닥을 평평하게 다진 박결의 행위는 누가 봐도 합리적인 정도를 넘어선 것이라는 평가다.

 

2014년 잉글랜드 사우스포트의 로열버크데일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 3라운드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주인공은 KLPGA투어에서 7승을 올리고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선 통산 28승에 4차례나 상금왕에 오른 안선주(34)였다.

 

당시 안선주는 17번 홀(파5)까지 5언더파로 단독 선두를 달렸고, 마지막 18번 홀(파5) 세 번째 샷이 그린 앞 벙커에 빠졌다. 안선주는 경사지에서 중심을 잡기 위해 왼발로 두어 번 경사지의 모래를 걷어내고 샷을 해 파로 잘 막았지만, 경기 후 라이 개선으로 2벌타를 받고 3언더파 공동 2위로 내려앉았다. 심리적으로 흔들린 안선주는 결국 마지막 4라운드에만 7타를 잃어 합계 4오버파 292타 공동 9위로 대회를 마쳤다.

 

두 사람 중 특히 박결의 경우는 객관적으로 탈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무리하게 샷을 시도하기보다 언플레이어블을 선택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언플레이어블은 1벌타를 받고 원래 공이 있던 지점으로부터 홀에 가깝지 않게 두 클럽 길이 이내의 벙커 안 구역에 공을 드롭하거나, 홀과 공이 있었던 지점을 연결한 직후방 선상으로 임의의 기준점을 정하고 뒤쪽으로 한 클럽 길이 이내에서 벙커 안 구역에 공을 드롭한 뒤 플레이를 하면 된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도 라이 개선과 관련된 재미있는 골프 규칙 위반 사례가 나왔다. 1987년 2월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 골프클럽에서 개최된 앤디윌리엄스오픈 3라운드 14번 홀(파4)에서 당시 선두를 다투던 크레이그 스테들러(미국)의 티샷이 큰 소나무의 낮은 가지 아래로 굴러 들어갔다. 가지를 피해 공을 치려면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바닥이 습기로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스테들러는 바지가 젖을 것을 염려해 바닥에 수건을 깔고 샷을 했다. 스테들러는 무사히 3라운드 경기를 마쳤고, 마지막 4라운드도 선전해 공동 2위로 경기를 마쳤다.

 

하지만 전날 경기 녹화방송을 시청하던 시청자가 바닥에 수건을 깐 스테들러의 행위가 라이 개선이라며 대회 종료 직전 경기위원회에 제보했다. 결국 스테들러는 전날 벌타를 추가하지 않은 스코어를 제출했다는 이유(스코어카드 오기)로 실격처리됐고, 단 한 푼의 상금도 받지 못했다. 8년 후 문제의 소나무가 말라 죽자 골프장 측은 마침 다른 대회 참가를 위해 근처에 머물던 스테들러에게 혹시 나무를 베러 올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스테들러는 흔쾌히 제안을 수락했고, 다음 날 골프장에서 준비한 전기톱으로 나무를 산산조각내며 시원하게 복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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