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교육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대학
MZ세대를 대하는 선배 세대의 대응은 몇 년 사이에 빠르게 변했다. 먼저 부정의 단계가 있었다. 밀레니얼 세대라고 뭐 그리 특별하겠냐는 인식이었다. 구석기 시대에도 동굴 벽화에 ‘요즘 아이들은 버릇이 없어 걱정’이라는 한탄이 적혀 있었다는 얘기와 함께 세대 차이는 늘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지나가는 현상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지나가는 현상일 뿐 특별하지 않다’는 부정의 단계는 오래가지 못했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거대한 흐름이 가속화되는 시대에 디지털 원주민인 밀레니얼의 등장은 조직 전체에 큰 영향을 주었다. 디지털 이주민, 또는 아날로그인 선배 세대와는 달리 디지털 원주민은 시대의 흐름에 올라타는 데 더 유리했고, 이로 인해 ‘힘의 역전’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때만 해도 상황 파악이 잘 안 되었던 선배들은 화를 냈다. 다른 것을 틀린 것이라 인식했고, 이해가 안 되니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버릇없(어 보이)는 후배들에게 화를 내면서 훈계했다. 분노와 훈계의 단계도 오래가지 못했다. 후배들은 참지 않았고 오히려 ‘꼰대’라고 지칭했다.
직장 내 MZ세대와 잦은 충돌
부정→분노→회피→양보 단계로
그간 쌓은 경험·노하우 중요해
‘건강한 갈등’ 있어야 조직 성장
일러스트= 김지윤 기자 kim.jeeyoon@joongang.co.kr
화를 내던 선배들은 ‘꼰대’라는 소리를 들으며 충격을 받았고 모욕감마저 느꼈다. 하지만 후배들과 대놓고 갈등할 수도, 그렇다고 무작정 수용할 수도 없었다. 어찌할 바를 모르던 선배들은 회피전략을 쓰게 되었다. 결국 후배들과는 대화하지 않기로 했다는 선배들이 늘었다. 이것이 ‘착한 선배 증후군’이다. 선배들이 입을 닫는 것은 모두에게 손해다. 후배들에게 전이되어야 할 조직의 지식과 노하우가 단절된다는 면에서 후배들에게 가장 손해이지만 장기적으로 조직과 선배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밀레니얼 세대와 함께 일하느라 적응하기 바쁜 가운데 Z세대가 조직에 진입해 들어오면서 선배들의 대응은 이해를 건너뛰고 암기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MZ세대와 잘 어울리지 못하고, 소통하지 못하면 대세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처럼 느끼기도 했다.
MZ세대는 거침없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여갔고, 선배들은 후배세대와 가까워져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았다. 적어도 MZ세대와 맞추는 척이라도 해야 했다. 팀원들은 퇴근하고 팀장들은 남아서 야근하는 풍경은 이미 익숙해졌다. 팀장이 팀원의 눈치를 보는 것은 아닌지 생각될 만큼 분위기가 바뀌었다.
세대 차이로 인한 마찰비용을 해소하는 최적의 대응은 ‘균형점’을 찾는 것이다. 조직의 비전과 목표에 맞게 균형점을 찾아내고, 각자 격차를 메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선배는 선배대로, 후배는 후배대로 메워야 할 격차가 있다. 선배가 또는 후배가 일방적으로 상대에게 맞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선배들이 MZ세대를 이해하고 함께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지나쳐 건강한 갈등마저 없애버리지 않는지 돌아봐야 한다.
최근 ‘받는 만큼 일하겠다’ ‘월급 루팡이 최고다’ ‘내 업무가 아닌 것은 시키지 말라’ ‘책임지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 등 한 치의 손해도 보지 않겠다는 후배 세대의 속마음이 너무 공공연하게 드러나는 상황에서 선배들의 대응이 미적지근하다는 느낌이다. 분명 선배들은 문제를 인식하지만 이런 때조차 후배를 가르치려 들기보다는 마음속으로 혀를 차면서 삭히고 만다.
조직에서 더 큰 결정권을 가지고 있고, 경험도 더 많은 선배가 MZ세대 구성원들의 강점과 차이점을 이해하고 학습의 근원으로 삼아 조직문화를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필요하다.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실현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선배의 경험과 노하우에는 가중치가 주어져야 한다. 후배 세대를 존중한다는 것이 나이가 어려서, 또 경험이 짧아서 가지는 한계를 그대로 두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개인의 이익을 앞세우는 세대라고 해서 ‘조직의 성과’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고 용인해서도 안 된다.
후배를 성장시키는 것은 선배의 중요한 책무다. 후배 세대의 강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해야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성장할 수 있도록 제때, 적절하게 피드백을 주는 것이다. 자신의 한계를 깨고 관점을 이동하고 시야를 넓히려면 선배의 피드백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가르쳐야 한다. 선배가 선배다울 때 후배도 알게 된다. 자신이 보는 것이 다가 아님을, 자신도 균형점을 향해 움직여야 함을, 전에 알지 못했던 것을 깨달아가며 성장할 수 있음을, 그리고 여전히 선배로부터 배울 점이 있음을.
이은형 국민대 교수·국민인재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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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학교의 아카데미즘은 '최고 수준의 학술연찬', '최고 권위의 진리탐구'라는 목표와 함께 ‘최고 교육의 보편화'라는 점에 역점을 두었다. 즉 국민대학교의 아카데미즘은 아카데미즘은 '최고 수준의 학술연찬', '최고 권위의 진리탐구'라는 목표와 함께 ‘최고 교육의 보편화'라는 점에 역점을 두었다. 즉 국민대학교의 아카데미즘은 학술의 심오한 연구에 그치는 것만이 아니라, ‘최고 교육의 보편화'를 통해 건전한 정신과 이상을 배양시키고자 한 것이다. 국민대학교가 야간대학으로 출발한 것은, '생활상 사정의 소치로 주간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허다(許多)한 구학(求學)의 청년에게 최고 학술을 연구하는 기회를 주어 최고 교육의 보편화를 추구'하는데 있었다. 이 점에서도 국민대학교는 '국민의 대학'이자 '민족의 대학'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