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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컵 지나가게 쳤다면… 뽑았을 때 90%·꽂았을 때 45% 성공률[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 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퍼팅할 때 깃대는
2019년 골프 규칙 개정하며
홀컵깃대 뽑지않고 퍼팅 허용
기존에는 깃대 맞히면 2벌타
수학모델로 확률 계산해보면
스피드에 대한 확신 없을 때
깃대 꽂고 퍼팅하는 게 유리
2019년 세계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플레이 속도를 높이기 위해 대대적인 규칙 개정을 단행했다. 4년마다 바뀌는 골프 규칙이지만, 최근 60년간 이뤄진 개정 중 가장 큰 폭이란 평가를 받을 만큼 파격적이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퍼팅 그린에서 깃대(핀)를 뽑지 않고 플레이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종전에는 깃대를 뽑지 않고 퍼팅을 하다 깃대를 맞히면 2벌타를 받았다. 시행 초기에는 종전처럼 깃대를 뽑고 플레이하는 골퍼가 대다수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깃대를 꽂고 퍼팅하는 골퍼가 점차 늘었다.
규칙이 바뀐 지 어느덧 4년이 넘었지만, 깃대 제거의 유불리를 놓고 주말골퍼는 물론 프로골퍼와 골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설왕설래가 계속되고 있다.
처음에는 깃대를 꽂은 채 퍼팅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라는 주장이 대세였다. 마치 농구 골대의 백보드처럼 공을 막아주기 때문이란 게 이유였다. 나사(미 항공우주국) 출신의 물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퍼팅 바이블’의 저자인 데이브 펠츠가 대표적이다. 물리학과 출신에 2020년 US오픈 챔피언인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도 10피트(3m) 이상 퍼트는 핀을 뽑지 않는 게 낫다고 했다.
대부분 객관적인 증거 없이 개인적인 추측이나 경험에 근거한 주장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체계적인 연구 방법을 통해 깃대 제거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2020년 미국 네브래스카-링컨 대학 통계학과의 크리스토퍼 빌더 교수는 한 통계잡지에 깃대 제거 여부에 따른 퍼팅 성공 확률을 계산한 논문을 발표했다. 빌더 교수는 세 가지 퍼팅 속도에 깃대를 제거했을 때, 공이 깃대 중앙에 맞았을 때, 빗맞았을 때, 살짝 스쳤을 때의 네 가지 충돌 조건을 더해 실험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느린 속도의 퍼팅에서는 깃대의 존재 여부와 충돌 조건이 퍼팅 성공 확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중간 속도의 퍼팅에서는 깃대를 뽑았을 때 공이 들어갈 확률이 3.45배 더 높았다. 마지막으로 빠른 속도의 퍼팅에서는 깃대를 꽂았을 때 공이 들어갈 확률이 10배 더 높았다. 하지만 정통으로 깃대를 맞히지 않는 한 깃대를 뽑는 편이 유리하다고 결론지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요크 칼리지의 기계공학과 스티브 커크니키 교수도 2021년 ‘스포츠 엔지니어링’이란 학술지에 관련 논문을 게재했다. 그는 공과 홀, 그리고 깃대 간의 상호작용에 관한 수학적 모델을 통해 퍼팅 성공 확률을 계산했다. 커크니키 교수에 따르면 골퍼가 퍼트 라인을 정확히 파악했을 때와 퍼팅을 얼마나 세게 해야 할지 스피드에 대한 확신이 없을 때 깃대를 꽂고 퍼팅하는 게 유리했다. 하지만 그 밖의 상황에서는 대부분 깃대를 꽂는 게 별 도움이 안 됐다.
가장 최근의 연구는 2023년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 주립대학 기계공학과의 톰 메이스 교수가 골프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지와 함께 진행했다. 메이스 교수는 대학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 세계적인 골프용품 업체에서 30년 넘게 연구개발 분야에 종사한 골프 전문가다.
실험은 소재와 굵기가 다른 세 가지 깃대와 세 가지 충돌 조건, 그리고 다양한 퍼팅 속도로 설계됐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깃대 정중앙을 정확하게 맞히고 퍼트 속도가 홀을 10피트(3m) 이상 지나칠 정도의 빠른 속도일 때만 핀을 꽂는 것이 유리했다. PGA투어 통계를 기반으로 계산한 결과에선 골퍼가 홀 정중앙으로 10피트 이상 속도로 퍼팅하는 경우는 전체 퍼팅의 0.01%에 불과했다. 반대로 공이 홀의 정중앙을 벗어난 경우, 깃대를 뽑았을 때는 90%의 퍼트가 들어갔으나, 깃대를 꽂았을 때는 평균 45%의 퍼팅 성공률로 깃대를 뽑았을 때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스포츠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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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학교의 아카데미즘은 '최고 수준의 학술연찬', '최고 권위의 진리탐구'라는 목표와 함께 ‘최고 교육의 보편화'라는 점에 역점을 두었다. 즉 국민대학교의 아카데미즘은 아카데미즘은 '최고 수준의 학술연찬', '최고 권위의 진리탐구'라는 목표와 함께 ‘최고 교육의 보편화'라는 점에 역점을 두었다. 즉 국민대학교의 아카데미즘은 학술의 심오한 연구에 그치는 것만이 아니라, ‘최고 교육의 보편화'를 통해 건전한 정신과 이상을 배양시키고자 한 것이다. 국민대학교가 야간대학으로 출발한 것은, '생활상 사정의 소치로 주간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허다(許多)한 구학(求學)의 청년에게 최고 학술을 연구하는 기회를 주어 최고 교육의 보편화를 추구'하는데 있었다. 이 점에서도 국민대학교는 '국민의 대학'이자 '민족의 대학'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