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교육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대학
홍성걸 국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홍성걸 국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지난 7월 18일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이 알려지면서 우리 사회에 교권과 교사 인권의 실태와 문제점이 크게 부각됐다. 하나 혹은 많아야 둘 밖에 없는 자식에 대한 부모의 비뚤어진 사랑이 교사에 대한 갑질과 무고에까지 이르렀고, 학생 인권을 강조하다 보니 반대로 교권이 무너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교사들이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건수가 2014~2017년까지는 매년 한자리 수를 넘지 않았으나 2018년에는 19명으로 늘더니 2019년 17명, 2020년 19명, 그리고 2021년에는 25명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도 8월까지 14명의 교사가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통해 생을 마감했다. 지난 10년간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의 수가 144명에 이른다고 하니 평생을 가르치는 것을 업(業)으로 생각하고 교사의 길에 접어든 사람들이 오죽했으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미어진다.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공통적인 것은 학생들의 폭력행위로 인한 모멸감, 교사로서 아이들의 잘못된 행동을 교정하려한 행위에 대한 학부모의 갑질, 업무 과중과 교직에 대한 회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고인의 연령대는 20~40대가 41.7%이고, 특히 초등학교 교사가 54.2%로 다수를 차지한 점을 미뤄볼 때 어린 학생들에 의한 교권 혹은 교사 인권 침해와 학부모의 과도한 대응, 이른바 갑질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
그런데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등 정부의 관련 부처들이 내놓은 대책은 (가칭)교육공동체의 권리와 의무에 관한 조례 개선, 아동학대 관련법 집행 관행 개선, 교사의 마음건강 특별 대책 추진 등 일종의 대증요법에 불과하다. 여전히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대응, 악성민원 대처, 교권보호 배상책임보험 도입 등 교사들이 요구하는 대책은 내놓지 못한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교원평가제 폐지, 특히 교사들의 정서를 해치는 서술형 평가항목의 폐지 등을 제시하긴 했지만 교원평가에 대한 필요성도 있는 만큼 그렇게 쉽게 시행할 문제는 아니다.
과거 권위주의 시절엔 학생들의 인권이 무시됐다. 일부 탐욕스런 교사도 있었고, 자신의 권한을 악용해 학부모들로부터 금품을 뜯어내는 부도덕한 교사들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은 극소수였다. 학생인권 조례는 극소수 교사들의 권한 남용이나 부도덕함을 전체 교사의 문제로 확대해 학생과 교사를 동등한 개체로 인식하게 만들었고, 일부 몰지각한 학생들과 부모들의 갑질을 유발한다. 어렸을 때부터 수행평가 관리를 철저히 해 대학입시에서 남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입장에 서려는 욕심에 학부모들은 자기 자식을 나무라거나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교사를 무고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그것이 오늘날 교사 인권과 교권을 무너뜨리면서 수많은 교사의 극단적 선택을 불러온다.
결과적으로 오늘의 가슴 아픈 현실은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사랑과 존경에 바탕을 둔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아니라 일종의 계약에 따라 서로의 권리와 의무를 행사하는 대등한 관계로 인식하면서 비롯됐다. 인간으로서 평등하지만, 동시에 스승과 제자 관계에서의 존경과 사랑은 병행돼야 하는 데 후자는 빠지고 과도한 ‘평등’만 남았다. 거기에 대학입시를 위한 부모의 과욕이 거짓말이나 자기 자식에 대한 과잉보호로 나타나 무고나 갑질이 벌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근본 해결책은 교권의 남용과 악용을 감시할 수 있는 체제를 확보함과 동시에 존경과 사랑에 바탕을 둔 사제관계의 회복에 있다. 제도를 어떻게 바꾸어도 기본적 인성과 도덕성의 회복, 그리고 그에 바탕을 둔 사제관계의 재정립 없이는 교원사회 정상화는 불가능하다.
무엇이든 빠르게 변해가는 한국 사회에서 교사들의 인권과 교권을 위한 투쟁도 금새 잊혀져 가는 모양새다. 지금의 노력이 흐지부지되면 앞으로는 더 많은 교권침해와 교사들의 극단적 선택이 이어질 것이고, 청소년들의 잔혹한 범죄도 늘어날 것이다.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 없는 학생들이 사회에서 제 역할을 바르게 수행하지 못할 가능성은 더욱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모들의 비뚤어진 자식 사랑은 궁극적으로 부모를 학대하는 자식을 만드는 것이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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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학교의 아카데미즘은 '최고 수준의 학술연찬', '최고 권위의 진리탐구'라는 목표와 함께 ‘최고 교육의 보편화'라는 점에 역점을 두었다. 즉 국민대학교의 아카데미즘은 아카데미즘은 '최고 수준의 학술연찬', '최고 권위의 진리탐구'라는 목표와 함께 ‘최고 교육의 보편화'라는 점에 역점을 두었다. 즉 국민대학교의 아카데미즘은 학술의 심오한 연구에 그치는 것만이 아니라, ‘최고 교육의 보편화'를 통해 건전한 정신과 이상을 배양시키고자 한 것이다. 국민대학교가 야간대학으로 출발한 것은, '생활상 사정의 소치로 주간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허다(許多)한 구학(求學)의 청년에게 최고 학술을 연구하는 기회를 주어 최고 교육의 보편화를 추구'하는데 있었다. 이 점에서도 국민대학교는 '국민의 대학'이자 '민족의 대학'인 것이다.